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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네이버 블로그에서 다음 티스토리로 이사왔다. 다 옮기진 못했고.. 일부분 옮겼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내 일기장으로 쓸 생각이다. 2023.09.18 더보기
헛소리 세상에는 자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다. 이 질문은 위선적이다. 나는 나에 대해 알고싶어 하지도 않는다. 피어오르는 감정과 생각들에 다른 감정과 생각들을 덧씌우고, 덮어놓고, 외면하다가 .. 그래. 그것은, 마치 아기가 열심히 그린 그림처럼 복잡한 선들로 수십겹이나 뒤엉킨 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다. 내 마음의 중심에는 그 덩어리가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마음을 보려하니 보이지 않는다. 가시덤불이 얽히고 설킨 그런 수풀이라면 헤쳐나갈 수도 있을 것이고, 오히려 어떤 미지의 세계가 있을지 탐험하는 재미도 있겠지만 가시덤불이 아니라 수십년을 매마르게 덧칠한 칠흑같은 덩어리다. 문득 나 자신에 대해 이해해보고자 들여봤더니 그것이 무겁게 자리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작은 균열이라도 낼 수 있을.. 더보기
밖으로 모두가 잠들어 고요한, 이따금 울어대는 매미소리만 들려오는 캄캄한 방안에서 나는 천장을 떠돌아 다니고 있다. 그러나 자유로워 보이지 않고 어딘가 엉성하고 불안하게, 자의가 아닌 것처럼 둥둥 떠 있다. 내 표정만 해도 그렇다. 무언가에 잔뜩 억눌린 듯 구겨진 얼굴에서는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이 드러난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불편하게 만드는가. 나는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 그런데 편하게 누워 있지도 못한다. 자석의 양극이 서로 밀어내기라도 하는 듯이 이리 가지도 저리 가지도 못한 채 왜 떠있기만 하는건지.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다. 마치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알려주는 신호처럼. 그런데 밖은 더 어두워보여서 그곳으로 가면 더 큰 공포의 흐름이 나를 질식시킬 것 같다. 그 공포의 실체는 모르겠지만 짐작컨대 공기.. 더보기
인간의 위대함 수학, 자연, 과학.. 나는 이과랑은 거리가 먼 인간이다. 아니 아예 담쌓고 지낸 인간이다. 그렇다고 문과에 어떤 재능이 있지도 않다. 그저 논리적인 사고력과 탐구력, 호기심이 극도로 적은 탓에(실은 지능도 부족한) 조금이라도 머리 굴리는 분야는 배제해왔다. 한때 단기 암기능력은 있었다. 그것도 어리기 때문에 혹은 생존본능에 의한 일순간의 몸부림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근래부터 이쪽에 관심을 가지려 노력하며 책을 읽었다. 역시나 잘 읽히지 않는다. 뺐다 꽂았다만 하길 수십번. 요즘 갑작스레 다윈에 꽂혀 관련 책을 읽고 있다. 읽다보니 재밌다. 그리고 인간의 위대함을 느낀다. 동생의 고민이랄까, 인생의 한이랄까 그 깊은 절망감을 왜 느끼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고작 한권의 책으로 느낀다는 게 우습지만 나.. 더보기
욕구 오늘은 글을 쓸 에너지가 부족하다. 어떤 글짓기 공모전을 보게 되어 그 글을 쓰느라 소진해버린 탓이다. 그 글에서 너무 많은 자아성찰을 했다. 그리고 얻은 게 하나 있다. 문득 내가 왜 이렇게 글을 쓰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궁극적으로 나는 사랑받고 싶은 것 같다. 글은 도구이고 그 도구를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나를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고 나에게 도움이 된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궁극은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를 실현하고자 한다는 것. 살아오면서 나의 그런 욕구를 생각해 본 일이 없는 것 같다. 생각해 보지 않으려 애썼던 것도 같다. 그것을 인정하고 원하게 되면 내가 상처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 아닐는지. 그러나 이제는 그것을.. 더보기
질문 무언가 끄적이고 싶은데 소재가 마땅치 않다. 나는 왜 이럴까? 의문점이 생기는 게 있어 동생에게 물어보려다 글을 쓰며 생각해 보기로 했다. 여느 남매들과는 달리 동생과 대화를 꽤 하는 편이다. 동생은 찐따 같기는 해도, 책을 많이 읽고 아는 것이 많아 고민거리가 생기면 종종 물어보곤 했다. 항상 말만 하지 말고 뭐라도 해보라며 타박하던 동생에게 글 쓰는 것을 시작했다며 블로그 링크를 보내주었다. 읽어보더니 글쓰기에 소질이 있단다. 아주 옛날에 '동생의 추잡한 만행'이라는 타이틀로 한 페이지 글을 써서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게 재밌었는지 그때처럼 써보라며 권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의 감정을 보관하는 냉장고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서 신선하게 재료를 보관하지 못한다. 고로 그때와 같은 유쾌하고 생기 있.. 더보기
현타 벌써 현타가 온다. ​ 사실 어제 첫 글을 쓰고 난 직후부터 현타가 왔다. 내가 쓴 글이 싫어졌다. 작심삼일 예언일지도. 무언가 잘해보려고 애썼던 시도조차 하찮고 유난스럽게 느껴진다. 난 과거에도 그와 같은 경험을 수십 번 했다. 이건 병일까? ​ 오늘 하루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글의 소재는 제법 떠올랐다. 그런데 역시 글 쓰기가 싫어졌다. 왜냐하면 난 그 소재로 기똥찬 글을 쓸 자신이 없으니까. 쥐뿔도 없으면서 쥐어짜내는 쓸데없는 완벽주의에 스스로 몸서리 치다가 형식적인 위로를 한다. '이 곳은 그저 나만의 공간이니까 신경쓰지 말고 마음대로 해도 괜찮잖아.' 내 마음에 와닿지 않는 기계적인 조언. ​ 생각이 많아진다. 감정이 복잡하다. 내가 원래 생각이 많고, 감정이 복잡했는데 덮고 살았던 것인지,.. 더보기
글을 써보기로 했다. ​ 그래서 일단 블로그를 개설했다. 글을 쓰고, 한 곳에 모아 두기에는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서. 나는 글을 잘 쓸 줄 모른다. 이 나이 먹도록 딱히 써 본 일도 없다. 내 나이는 중년 사이에 가면 젊고, 청년 사이에 가면 늙은 정도라고 해두겠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과제 또는 구직을 위한 자기소개 작성 그 외에 자발적인 글쓰기는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 그럼 이 시점에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 우연한 계기로 누군가의 글을 보았다. 자신의 인생에서 생긴 어떤 사건을 풀어 썼는데 약간의 소설적인 느낌을 가미한 글이었다. 그렇게 잘 쓴 글은 아니었다. 책을 꽤나 읽어 본 사람임을 자랑하듯 수사적인 기법을 동원하여 전체적인 그림은 그럴듯 해 보였지만, 오히려 전달하고자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