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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보기로 했다.

그래서 일단 블로그를 개설했다. 글을 쓰고, 한 곳에 모아 두기에는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서.

나는 글을 잘 쓸 줄 모른다. 이 나이 먹도록 딱히 써 본 일도 없다.

내 나이는 중년 사이에 가면 젊고, 청년 사이에 가면 늙은 정도라고 해두겠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과제 또는 구직을 위한 자기소개 작성 그 외에 자발적인 글쓰기는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 이 시점에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우연한 계기로 누군가의 글을 보았다.

자신의 인생에서 생긴 어떤 사건을 풀어 썼는데 약간의 소설적인 느낌을 가미한 글이었다. 그렇게 잘 쓴 글은 아니었다.

책을 꽤나 읽어 본 사람임을 자랑하듯 수사적인 기법을 동원하여 전체적인 그림은 그럴듯 해 보였지만, 오히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방해가 되었다.

본인은 몰입감을 위한 장치로 썼다고 하는데, 뭐든지 적당해야 좋다.

하지만 나의 식견이 부족해서 그렇게 느낀 것일수도 있다.

나는 글만 안 쓴 것이 아니라, 책도 안 읽기 때문이다. 머리가 많이 비어있다. 그런데 또 나만의 신념과 고집은 있는 인간이다.

그렇기에 나는 글을 단순하고 쉽게 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남의 글도 그렇게 쓴 글이라야 이해하기 쉬워서 좋아한다.

한편으로는, 복잡하게도 쓸 수 있는 지식과 요령을 터득하고 싶지만 그것은 요원한 일이므로 지금은 쓰는 행위에 만족하겠다.

어쨌든 그 사람의 글에 대한 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사람의 행위에 대하여 자극받았다는 것이다.

나도 인생의 사건마다 저렇게 글을 써서 남겼더라면 어땠을까.

내 생각도 정리하고, 글 쓰는 능력도 키우고,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글쎄,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을지는 한 번 경험해봐야 알 듯 하지만.

딱히 의미를 찾지 않아도 좋다. 그냥 글을 쓰고 싶다. 무언가 집중해서 시간을 보내고 싶고,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싶다.

여기까지 쓰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모자란 완벽주의자라 피곤한 인생을 살아왔음을 덧붙이며, 다리가 저리다는 핑계로 이 글은 여기까지.

 

2023.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