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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

오늘은 글을 쓸 에너지가 부족하다.

어떤 글짓기 공모전을 보게 되어 그 글을 쓰느라 소진해버린 탓이다.

그 글에서 너무 많은 자아성찰을 했다. 그리고 얻은 게 하나 있다.

문득 내가 왜 이렇게 글을 쓰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궁극적으로 나는 사랑받고 싶은 것 같다.

글은 도구이고 그 도구를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나를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고 나에게 도움이 된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궁극은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를 실현하고자 한다는 것.

살아오면서 나의 그런 욕구를 생각해 본 일이 없는 것 같다.

생각해 보지 않으려 애썼던 것도 같다.

그것을 인정하고 원하게 되면 내가 상처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 아닐는지.

그러나 이제는 그것을 실현할 수 있든 없든 그 자체로서 인정한다.

나는 사랑받고 싶구나.

어제는 소설을 써 보았다.

무언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담긴 조급한 도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실은 소재가 생각나지 않아 내가 겪은 일을 바탕으로 썼기에 주인공 또한 나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그래서였을까.

쓰면서도 등장인물들 묘사가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단순히 말해서 나는 나 자신은 물론이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부족하다.

물론 그 상태로도 글을 쓰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매력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

소설의 매력은 캐릭터가 주는 매력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내가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을 캐릭터에 투영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아. 그리고 꼭 소설을 써야 된다는 법은 없으니까.

다음에 또 써보고 싶을 때 써보면 되겠지.

 

2023.04.03